가뭄 비상, 물 부족 대책의 핵심과 쟁점
기후 변화가 일상이 된 지금, 강릉시가 직면한 극심한 가뭄 사태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강릉의 물 부족 논란의 핵심과 대책, 해외 사례와 향후 전망을 심층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최근 강릉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현장에서 “원수(原水) 확보 비용”을 거듭 질문했지만, 김홍규 강릉시장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대로 ‘500억 원’이 원수 확보 비용인지, 정수장 확장 비용인지를 두고 혼선이 발생하면서 불필요한 오해가 증폭되었죠.
강릉시의 해명에 따르면 문제의 500억 원은 ‘연곡 정수장 확장 비용’으로, 실제 원수 확보에는 추가 예산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즉, 물이 풍부한 연곡 지역에서 확보한 물을 시내로 끌어올리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원수 자체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 시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미숙한 답변은 ‘준비 부족’이라는 인식을 심화시켰습니다.
정리하면, 정책 자체의 문제보다는 소통과 답변 과정에서 발생한 혼선이 시민 불안을 키운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강릉시는 “3년 전부터 가뭄을 대비해왔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장기적인 물 관리 계획을 강조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연곡 지하저류댐 건설이 있습니다. 이 시설은 지하에 물을 저장해두는 방식으로,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또한, 추가 저수댐 및 지하저류댐 설치를 정부에 건의하며 중장기적 물 관리 체계를 준비해왔습니다. 그러나 올해 강수량은 평년의 46% 수준에 불과했고, 기록적인 가뭄으로 인해 계획만으로는 당장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부족한 2만 톤의 생활용수는 급수차를 동원해 긴급 공급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는 장기 계획의 필요성과 동시에 단기적 위기 대응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은 일상적인 도전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건조한 기후를 가진 국가들은 다양한 기술과 정책을 조합해 물 부족을 해결해왔습니다.
- 이스라엘: 세계 최고 수준의 해수 담수화 기술과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물 부족을 극복했습니다. 실시간 모니터링 센서로 누수를 최소화하며, 효율적 배분에 성공했습니다.
- 미국 캘리포니아: 물 거래 시장(Water Market)을 활성화해 여유 있는 지역과 부족한 지역 간의 물 자원을 거래하도록 유도, 경제적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 호주: 전 국민 대상 물 절약 캠페인과 빗물 저장 탱크 보급을 통해 가정·산업 부문에서의 물 절약 문화를 확산시켰습니다.
속초와 강릉의 비교도 흥미롭습니다. 속초는 설악산 계곡물을 상수원으로 삼아 가뭄 영향을 덜 받지만, 강릉은 상대적으로 상수원 관리 여건이 불리합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강릉시도 해외의 성공 사례를 참고해, 첨단 기술과 정책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강릉 가뭄은 “극심한 가뭄은 더 이상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 위협”이라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기후 변화에 따른 국지성 집중호우와 장기 가뭄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기에, 지역별 맞춤형 대책이 필수입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시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정확한 소통을 강화해야 합니다. 둘째, 지역 특성에 맞는 물 절약 정책을 체계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셋째, 해외 사례처럼 첨단 물 관리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강릉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직면할 수 있는 미래의 단면입니다. “사후약방문”이 아닌 선제적 대응 체계 구축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반드시 준비해야 할 과제입니다.